정박기간(laytime)과 불가항력(Force Majeure)

심상도

1. 입증책임 및 내용

가. 하역의 방해(hinder), 지연(delay) 및 중단(stop)

불가항력 조항에 해당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는 사실의 입증책임은 용선자측에 있다. 즉, 용선자는 불가항력 사항의 발생 및 이러한 불가항력이 선적 또는 양륙작업을 방해(hinder), 지연(delay) 또는 중단(stop)하였음을 입증하여야 한다.

나. 합리적 통제 수단 부재

용선자는 선적 또는 양륙의 차질이 그 능력 밖의 사항으로, 불가항력 사건 자체 및 그 사후결과(consequence)를 회피하거나 경감시킬 수 있는 합리적 수단(reasonable step)이 없었음을 입증하여야 한다.

가. 엄격해석

불가항력 조항은 이른바 예외조항(exception clause)으로서 효력이 있기 때문에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 따라서 불가항력 조항상 ‘시간’(time) 등 명시적 문언이 없을 경우, 불가항력 규정은 정박기간(laytime) 및 체선(료)(demurrage)에 적용되지 않는다(The Joh Stove [1984] 1 Lloyds Rep 38 at p. 41.) 즉, 통상 용선계약서상 일반적 불가항력 조항에 정박기간 등과 관련된 명시적인 문언이 없는 한 정박기간 등에 적용되지 않음에 주의하여야 한다.

나. 조항적용시 불리한 계약자의 이익 우선 해석

본 조항 적용과 관련, 두 가지의 상반된 합리적 해석이 있을 경우, 불가항력 규정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계약당사자(통상 선주측)에게 유리하게 해석한다(Photo Production v Securicor Ltd[1980] AC 827 at p. 851).

불가항력 사유(파업 등)가 종료 후 그 영향으로 항내 체선이 발생할 경우 이러한 지연이 불가항력 규정에 포함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나. 판단기준-상사적 관점(view of businessmen)

사후적 지연의 불가항력 조항 적용여부 판단기준은 상사적 관점과 상식으로서(from a business point of view and as a matter of common sense) 판단하여야 한다(Leonis Steamship Co. v Joseph Rand (No.2) [1908] Com. Cases 295; Reardon Smith v Ministry of Agriculture[1962] 1 QB 43). 즉, 판례에서는 이러한 경우 불가항력조항의 적용이 인정한다.

* 그러나 이와 상반된 주장, 즉 파업이후의 지연은 파업의 영향이 아니라 선석의 부족에 의해 초래되었음을 인정하는 판례(Westoll v Lindsay [1916] Sess Cas 782.)와 파업의 결과에 반드시 파업의 사후적 결과가 포함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파업의 직접적인 영향에 국한된다고 본 판례(Salamis Shipping(Panama) SA v. Edm Van Meerbeck SA(The Onsilos) [1970] 2 Lloyd’s Rep 405, at p. 408.)도 있음에 주의하여야 한다.

가. 선적지연과 화물공급 구별

불가항력 조항은 선적(loading, putting the cargo in the vessel)의 지연에만 적용되며 화물공급(providing a cargo, bringing the cargo to the loading place)의 지연에만 적용되지 않는다.(예, 부선으로 선적하여야 하나 강의 결빙으로 부선이 선박에 접근할 수 없는 경우 등, Grant v Coverdale [1884] 9 App Cas 470).

나. 유일한 화물공급 경로의 폐쇄

선적항으로 화물을 이동할 수 있는 경로(way)가 유일한 경우, 이러한 경로 이동은 선적작업의 일부로 간주될 수 있으므로, 유일한 수로의 결빙으로 부선이 선박에 화물을 공급할 수 없는 경우에는 불가항력 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물리적 판단이 아닌 상사적 판단으로 결정되어야 한다(Hudson v Ede 1868) LR 3QB 412; Brightman v Bunge y Born [1924] 2KB 619; Matheos v Louis Dryfus [1925] AC 654).

양륙(discharge)이라 함은 선박에서 부두(quay) 또는 양륙지에서 통상적인 설비로의 화물 양륙을 말하므로(Hain Steamship c Canadian Transport Company Limited [1942] Lloyds Rep 73), 일단 화물이 이러한 장소로 양륙된 후의 지연에 대하여 선주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라. 합리적이고 가능한(reasonable and possible) 수단의 이용불가

양륙시 통상적인 작업 수단인 부선(lighter)의 부족(불가항력을 원인으로)으로 지연이 발생될 경우, 이러한 부선이 합리적이고 가능한 양륙수단이라고 인정될 경우 이러한 부선 부족으로 발생한 지연에 대하여도 불가항력 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Hain Steamship c Canadian Transport Company Limited [1942] Lloyds Rep 73).

계약 체결 당시 용선자측이 어느 정도 예상한 불가항력이 발생한 경우에도 용선자는 여전히 불가항력 조항에 의거 보호를 받을 수 있다(The Radauti [1988] 2 Lloyd’s Rep 416; Channei Island Ferries Ltd v Sealink UK Ltd [1988] 1 Lloyd’s Rep 323). 그러나 이에 대하여 상반되는 판례(The Angelia [1973] 1 WLR 210)가 있음에 유의하여야 한다.

불가항력 조항은 통상 일반적이 내용을 담고 있는 것과 정박기간 및 체선기간에 대한 규정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때때로 같이 규정될 수도 있다. 불가항력 조항이 정박기간 등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본 조항에 반드시 정박기간 중단 등에 대한 명문의 규정이 있어야 한다.

불가항력 사유가 종료 후, 그 여파로 인한 하역의 지연 등에 대하여 영국 판례는 다소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므로 어느 한쪽이 판례의 입장이라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사견으로는 일단 불가항력 사유가 종료되면 그 인과관계로 인한 하역(접안)지연의 범위를 한정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일단 불가항력 사유가 종료되면 그 후의 지연에 대하여는 정박기간 중단의 효과를 인정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불가향력의 범위와 관련, 판례상 화물의 공급이 아니라 화물의 선적 및 양륙에 한정되므로, 항 밖에서의 화물공급 차질은 통상적으로 정박기간상 불가항력을 구성하지 못한다. 끝.

* 참고문헌 : David Morriss, When forces of nature are force majeure, LloydsList.com, 200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