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eraldian Limited Partnership vs. Wellmix Shipping Ltd and Anr (The “Vine”) ? QBD (Comm Ct)(Teare J) ? 17 June 2010

2011. 1. 6.

심상도

쟁점 : 접안지연으로 인한 체선료 또는 안전항지정의무 위반으로 인한 지체배상

1. 용선자의 선주에 대한 항만국 요구 사항 면제 여부

2. 접안 지연시간의 정박기간 인정 여부

3. 항구의 부분적 운영 지장(“Partial interruption on port”) 해당 여부

4. 용선자의 안전항 지정의무 위반 여부

1. 계약 관계

케이프형 살물선 “Vine”호는 120,000톤의 철광석을 브라질 이타구아이항(1 or 2 safe berth, 1 safe port)에서 중국까지 운송을 목적으로 하는 항해용선계약에 투입되었다. 본 항해용선계약서는 Guangzhou Iron & Steel(“GIS”)과 브라질의 철강석 수출회사인 Vale SA간 체결된 장기매매게약서상 “SCALE terms”을 편입하였다.

2. 사실관계

용선자는 수출회사인 Vale SA가 소유한 업체인 Companhia Portuaria Baia de Sepetiba (“CPBS”)가 운영하는 선석을 지정하였다.

2007년 7월 19일 한 선박(MV “Pacific Fortune”)이 접안 중 돌핀 시설물 일부(D3)를 손상시켜, 접안시 특별한 주의 및 절차(contingency plan) 가 필요하게 되었다. 사고 이후 2007년 12월 8일까지 46척의 케이프사이즈를 포함한 73척의 선박이 이러한 절차에 따라 접안하였으며 본 시설물의 수리는 2008년 1월 7일에야 착수되었다.

2007년 12월 8일 또 다른 선박(MV “Nordstar”)이 다시 돌핀 시설물 일부(D2)를 손상시킴에 따라 선석사용이 2007년 12월 9일부터 전면중단되었다.

2008년 1월 7일 결국 D3에 대한 수리가 시작되었다.

2008년 1월 8일 본선 “Vine”호가 항구에 도착하였으나 D3 수리로 인하여 2008년 2월 15일까지 접안할 수 없었다.

이에 선주는 US$5million의 체선료를 청구하였다.

3. 관련 계약 규정

SCALE terms 제4.1조

“Notice of Readiness (NOR) may be tendered after arrival of the vessel at Loading Port, at any time ~ provided that the vessel is ~ cleared by the Port Authorities ~ .”

SCALE terms 제5.10조

“5.10 Time lost as a result of all or any of the causes handlers shall not be computed as laytime, unless vessel is already on demurrage

(viii) Partial or Total interruptions on railways or port ;

(ix) Any cause of whatsoever kind or nature, beyond the control of Seller, preventing cargo preparation, loading or berthing of the vessel.”

4. 쟁점

가. 준비완료통지 유효성

(1) 사실 관계

선장은 2008년 1월 8일 00시38분에 준비완료통지를 하였으면, 거의 동시에 CPBS는 이를 접수확인하였다. 그러나 항만국은 2008년 1월 12일 10시20분에 허가서(clearance)를 발부하였다.

(2) 선주 주장

판례 The Northgate [2008]에 따라 CPBS는 항만국 허가조건을 면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며, 이에 따라 CPBS는 항만국 허가조건을 면제하였다.

(3) 용선자 주장

CPBS가 항만국 허가 조건을 면제한 증거는 없으며, SCLAE terms 제4.1조에 따라 정박기간(유효한 준비완료통지)은 2008년 1월 12일 10시20분에 개시된다(이루어졌다).

(3) 판 결

CPBS의 책임자가 서명한 사실확인서(statement of fact)상 항만국 허가는 1월 12일 10시20분에 이루어지고 준비완료통지는 1월 8일 00시38분에 접수된 점을 고려하면, 본 사실확인서는 준비완료통지 이전에 CPBS가 항만국 허가조건을 면제한 명백한 증거로서 정박기간은 2008년 1월 8일 00시38분에 개시한다.

나. 선석대기시간의 정박기간 여부

(1) 선주 주장

“항구 운영중단”은 SCALE 제5.10조 제9항에 따라 매도인이 통제할 수 없은 상황이어야 하는데, 선석운영자인 “CPBS”는 매도인 “Vale SA”가 전액출자한 자회사이므로, D3의 수리(시점)와 이로 인한 선적운영 중단이 매도인의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할 수는 없다. 따라서, 동조항은 적용될 수 없으므로 선석 수리로 인한 대기시간은 정박기간에 삽입되어야 한다.

(2) 용선자 주장

SCALE 제5.10조 제8항에 의거 선석대기시간은 정박기간에서 제외된다. SCALE 약관상 운영중단(“interruption”)은 매도인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beyond the control of the Seller”)과 상관 없이 인정되여야 하며, 설사 상관이 있다하더라도 매도인(“Seller”)은 용선자를 의미하므로 운영중단은 여전히 용선자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발생한 것이다. 또한 매도인 “Vale SA”은 그 자회사인 CPBS와 구별되는 별개의 회사이므로 운영중단은 여전히 매도인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선석 수리로 인한 대기시간은 정박기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3) 판 결

(가) 계약상 “Seller”와 “Charterer”의 동일(해석) 여부

CPBS는 SCALE 제5.10조 제9항에서의 “Seller”로서 운영중단이 CPBS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SCALE약관상 “Seller”는 “Charterer”로 인정될 수 없다.

(나) “beyond the control of Seller”의 적용 한계

“beyond the control of Seller”은 SCALE 제5.10조의 모든 항에 적용될 수 없으므로, 운영중단(“interruption”)에 있어서 매도인의 통제불능은 그 전제조건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용선자는 여전히 관련 운영중단이 용선자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며 운영중단을 방지하거나 또는 최소화할 할 수 있는 합리적 수단이 없었음을 입증하여야 한다(B&S Contract v G Publications (1984) ICR 419).

(다) 용선자의 선적의무

용선계약은 용선자로 하여금 일정기간안에 화물을 선적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는 바, 용선자는 이러한 선적의무를 CPBS에 위임하여 선적의무를 이행하였으므로, 선주와 용선자 관계에서 CPBS은 용선자의 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용선자/CPBS의 이러한 의무는 2008년 1월 8일 본선이 준비완료통지를 했을 때 선적하여야 할 의무이므로, 본선 도착전인 2007년 11월안에 CPB
S가 D3를 수리하지 않은 것은 본건 용선자가 CPBS에게 위임한 의무와 상관이 없므로 용선자의 선적의무 위반행위는 없다.

(라) 결론

따라서, 본선 접안지연은 이러한 용선자의 통제 밖에 상황인 부분적 운영중단으로 발생하였으므로, SCALE 약관 제5.10조 제8항에 의거 그 대기시간은 정박기간에 삽입되지 않는다.

다. 용선자의 안전선석 지정의무 위반으로 인한 접안지연 책임 여부

(1) 선주 주장

D2의 손상은 선석의 기존 불안전성으로 발생한 것이므로 비록 접안지연이 용선자가 허용정박기간안에 화물을 선적할 의무의 위반은 아니다하더라도 용선자는 여전히 안전선석 지정의무 위반으로 인한 접안지연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 이러한 의무위반에 대한 손해액은 체선요율에 따라 산정되어야 한다. 선석의 불안전성으로 Nordstar호의 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이 사고의 결과로 본선의 접안도 지연되었다.

(2) 용선자 주장

D2의 손상은 “Nordstar”호의 접안 중 항해과실로 발생한 것이며, SCALE 규정에 따라 정박기간에 제외된 시간이므로 이러한 시간제외로 선주는 손실을 입었다고 할 수 없다.

(3) 판결

(가) 용선자의 의무

용선계약상 용선자는 허용정박기간안에 화물을 선적할 의무 및 안전한 선석을 지정할 의무 등을 함께 부담하며, 전자의 위반일 경우 용선자는 체선료를 지불하여야 하며, 후자의 경우 선박의 손상 또는 지연 등을 발생시키며 지연의 경우 체선요율로 손해액을 산정하게 된다. 따라서, 비록 허용정박기간안 선적의무에 위반이 없다하더라도 용선자의 다른 의무위반으로 인한 선박지연을 선주가 합의된 체선요율로 청구하는 것은 인정된다.

(나) 선석의 안전 여부

Nordstar호 사고 전인 2007년 12월 3일 또는 4일 CPBS 선석이 지정되었으므로 용선자는 지정 당시 CPBS 선석이 본선이 접안하기에 안전함을 담보하였다. 당시 접안을 위해서는 D3접촉 없이 D2에 두번째로 접촉하기 위해 선미로 작은 각도를 이루며 D1에 먼저 접촉하여야 하는데 이는 통상적인 항해술(ordinary navigation and seamanship) 이상의 기술을 필요로 하였다.

(다) D2 손상원인

그러나 선장과 도선사에게 선석에 대한 모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의 부재 때문에 선미로 먼저 접안하는 과정이 덜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게 되었으며, D2의 손상위험은 상술한 접안절차로 인해 증가되었다. 따라서, D2 의 손상원인은Nordstar호의 접안 중 과실 때문이 아니라 선석의 불안전성 때문이다.

라. 법원 판정

본선의 접안지연은 선적의 불안전성으로 발생하였으며, 이러한 지연에 대한 손해액은 체선료율이 합의된 손해액으로 적용이 된다. 따라서, 항해용선자는 조출료 공제 후 청구된 체선료 금액을 손해액으로 배상하여야 한다(기타 지급보증 관련 쟁점이 있었지만 주요 쟁점들과 큰 상관이 없음으로 생략함).

5. 검토

가. 의의

본 판결의 가장 큰 의의는 선적항 또는 양륙항에서 부두 시설물 등의 안전 문제로 접안 및 화물작업이 지연될 때 용선자의 용선계약상 이중적 의무, 즉 허용정박기간내 선적 및 양륙의무와 함께 안전항 정 지정의무도 고려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확인하여 주는데 있다.

나. 조건 충족전 준비완료통지

용선계약서에 따라 선주는 준비완료통지를 하기 위하여 여러가지 사전 조건을 충족하여야 하는데, 일부 사전 조건을 충족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통지한 준비완료통지의 유효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본건에서 준비완료통지를 하기 위하여는 항만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선박소유자는 이러한 허가를 받기 전에 본 통지를 하였고 용선자측은 아무런 이의제기 없이 이를 접수 및 확인하였다. 따라서, 법원에서는 이러한 용선자측 행의를 항만국 허가조건을 면제한 의사표시로 간주하여 준비완료통지의 유효성을 인정하게 되었다.

관련 상황을 고려할 때 법원의 판단은 적절한 것으로 보이나, 만약 용선자측이 준비완료통지를 접수 할 때 이러한 사실, 즉 항만국의 허가를 미쳐 받지 않은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본 통지를 접수하였다면 용선자측은 부적절한 준비완료통지의 무효성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준비완료통지의 유효성은 용선자의 접수확인과 상관 없이 무효화될 가능성이 많다. 이는 용선자의 접수 및 확인이 준비완료통지가 적절히 이루어졌다는 전제 및 추정하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다. 용선계약에 편입된 매매계약서 해석

본건과 같이 대형 화물의 수송을 목적으로 하거나, 또는 장기화물(항해)운송계약에는 당해 화물매매계약의 일부 내용, 특히 선적항 정박기간 등을 용선계약에 편입을 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경우, 매매계약당사자를 지칭하는 매매계약상의 매도인을 과연 용선자로 이해를 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매도인 그 자체로 이해를 하여야 하는지 혼란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혼란의 원인은 계약 당사자가 아닌 “매도인”이 언급된 매매계약서 내용이 용선계약에 편입됨으로서 매도인이 선적 상 특정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 이러한 부담을 용선자의 의무로 보지 않으면 선주의 입장에서는 계약상 그러한 의무를 강제하거나 또는 그러한 의무위반으로 인한 손해를, 계약 당사자가 아닌 매도인에게 청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본건의 경우에는 오히려 용선자가 “매도인”을 용선자로서 해석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그렇게 함으로서 통제불능 상황의 주체를 용선자 자신으로 하여 그 면책을 받기 위해서였다. 이에 법원에서는 선석운영자와 매도인을 동일체로 파악하였으나 매도인과 용선자는 동일체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판단은 계약 문언을 충실히 따른 것으로 보이나, 상술한 바와 같이 매도인의 특정 의무의 이행여부에 따라 선주의 이해가 좌우되는 경우에는 양자간 반대되는 주장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이에 대하여 선하증권에 편입된 용선계약내용에 대한 영국법원의 입장(용선자가 선하증권 소지인의 지위에 있는지 여부 등)을 볼 때, 영국법원의 일반적 입장은 개별적 조항을 전체 계약목적에 비추어 적절한 해석이 가능한지에 따라 그 지위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생각컨대, 해석의 통일성과 예측가능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편입된 조항상 매도인 등의 지위 및 의의가 본 계약상 일방 당사자(본건에서는 용선자)의 의무를 대행하거나 위임한 내용이 명백하다면 이러한 매도인은 계약상 그 일방당사자의 행위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건을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용선자의 주장, 즉 매도인은 계약상 용선자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일견 타당한 것으로 보이나, SCALE 내용상 매도인이 선주에게 특별한 의무를 부담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의 통제불능 사실 자체를 정박기간 제외조건으로 규정하였다는 점을 본다면 본 규정은 의무에 관한 것이 아니라 사실관계에 대한 것이므로 본 법원의 판단이 불합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라. 용선자의 화물선적 관련 이중적 의무

원칙적으로 정박기간이 개시된 상태에서 시간손실은 정박기간 관련 규정에 따라 그 시간이 산정 또는 제외될 수 있으며, 이러한 산정방식은 용선자의 선적의무, 즉 허용정박기간안에 선적 및 양륙하여야할 의무 위반에 대한 일종의 예정된 손해액산정방식(체선료율)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손실이 정박기간 산정이라는 틑안에서 처리가 되면 그것으로 당사자간 손해보전은 완결된 것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본건 처럼 접안지연이 지정선석의 불안전성으로 발생한 경우, 본 상황의 처리는 정박기간이라는 용선자의 선적의무와 안전선석지정이라는 또는 다른 의무의 위반(여부)이 경합적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비록 정박기간으로 손실을 충분히 보전받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선주의 입장에서는 또다른 청구권의 원인인 안전선석지정의무 위반을 이유로 여전히 그 손실을 청구할 수 있는 바, 관련 선석의 불안전성이 인정되는 한, 이러한 청구권은 또한 당연히 인정이 되며 그 손해액은 보통 체선료 상당의 지체배상금이 될 것이다. 따라서, 본 법원이 당 선석의 불안전성을 인정하고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한 것은 사실판단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끝.

참고문헌

Lloyd’s Maritime Law Newsletter, 24 June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