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boex Sa v. Louis Dreyfus Commodities Suisse SA [2011] EWHC 1165 (Comm)

2011. 9. 21.

심상도

* 주요쟁점

이미 종료된 파업으로 인한 체선기간의 정박기간 삽입여부

1. 계약 관계

2008년 3월 6일 선주 Louis Dreyfus Commodities Suisse SA는 용선자 Carboex SA와 인도네시아에서 스페인까지 석탄운송을 위해 장기운송계약(Contract of Affreightment)을 AmWelsh항해용선계약서 양식으로 체결하였다.

2. 사실 관계

상기 계약에 따라 2008년 6월과 7월에4척의 선박이 각각 도착하여 준비완료통지(NOR)를 하였으나 전국적인 운송파업의 결과로 인한 항내 체선으로 접안이 지연되었다. 파업은 접안 전에 이미 종료되었고 접안 후 실제 양륙작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3. 관련 계약 조항

제9조

~ In Case of strikes, lockouts, civil commotions or any other causes included but not limited to breakdown of shore equipment or accidents beyond the control of the Charterers consignees which prevent or delay the discharging, such time is not to count unless the vessel is already on demurrage.

제40조

At port of discharge ~ if the berth is not available when vessel tenders Notice of Readiness, but provided vessel/Owners not a fault in relation thereto, then laytime shall commence twelve (12) hours after first permissible tide, Notice of Readiness received and accepted, whether in berth or not, whether in free pratique or not, whether in customs clearance or not, unless no customs clearance or no free pratique due to vessel’s fault, unless sooner commenced in which case only time actually used to count ~.

4. 분쟁 내용

가. 선박소유자 주장

항해용선계약서 제9조와 제40조를 함께 고려할 때 항해용선자는 여전히 항내 체선으로 인한 선박의 지연에 대하여 책임이 있으며, 제9조는 선박이 접안 후 파업으로 인한 양륙지연에 한하여 적용이 있다. 본건에서는 선박들이 접안하기 전에 파업이 이미 종료되었기 때문에 파업으로 인한 지연은 없으며 정박기간은 계속 진행된다.

나. 항해용선자의 항변

선박의 양륙작업 지연, 즉 체선은 파업으로 인하여 발생하였으므로 제9조에 의거 그 지연 시간은 정박기간의 산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5.중재원 판정

이미 종료된 파업의 여파로 체선이 발생할 경우 제9조가 적용되어 정박기간이 중단되는지 여부와, 파업이 끝난 이후 목적항에 도착한 선박에게도 제9조가 적용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중재부는 제9조의 모호성을 이유로 이른바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Contra Proferentem)을 적용하여 정박기간은 중단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

또한 Central Argentine Railway v Marwood [1915] AC 981 판례에* 따라 설사 접안 지연이 파업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지연기간에 정박기간은 계속 진행된다.

(*Central Argentine Railway v Marwood [1915] AC 981 : 본선 MV “Goathland”가 양륙항에 도착하기전 이미 파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본선은 도착 후 체선으로 선석대기 중이었다. 얼마 후 파업이 진행 중에 부분적인 하역작업이 진행되었다. 이에 선박소유자는 부분적으로 진행된 하역량에 상당하는 통상적인 하역시간에 대하여 정박기간의 산정을 요구하였고, 항해용선자는 비록 부분적 하역작업이 이루어지었지만 파업이 계속 진행되었으므로 실제 하역과 상관 없이 관련 시간은 여전히 정박기간의 제외기간이라고 항변하였다. 본 건에서 파업으로 본선이 체선된 기간에 대한 분쟁은 없었다. 법원의 판단은 파업으로 정박기간에 제외되는 시간은 파업의 영향으로 지연된 시간에 한하므로 실제 하역이 이루어지고 이에 상당한 통상적인 하역일수는 여전히 정박기간에 삽입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본건에서의 쟁점은 파업으로 인한 본선 체선시간의 정박기간상 처리문제가 아니었고- 이미 정박기간에 삽입하지 않는 것으로 당사자간 의견일치가 있었으므로 - 선접안 선박의 파업 중 부분 하역시간에 대한 본선의 정박기간상 처리 문제 였다. 본 판례의 해석에 대한 논란의 발단은 본 판결 내용 중 “하역을 방해하거나 지연시킨다는 것의 의미는 파업이 본선 자체에 대한 하역을 방해 또는 지연시키는 것으로, 선착 선박이 파업으로 인하여 이안을 하지 못하여 본선이 접안을 못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는 개념이 아니다 “라는 부분인데 이 부분에 대한 추후 판례의 대체적인 평가는 해당 사실관계를 볼 때 불필요한 언급으로 파악하며, 다만 파업과 지연의 인과관계의 필요성을 적시한 것으로 보는 것으로 생각된다. )

6. 항고 법원 판정

가. 항해용선자 항고 사유

Reardon Smith Line Ltd v East Asiatic Co (1938) 62 LlL Rep 23판례와 The Amstelmolen [1961] 2 Lloyd’s Rep판례에(양 판례 모두 WIBON규정과 제외규정의 서로 독립된 규정으로 WIBON으로 정박기간이 개시되어도 여전히 제외규정이 적용이 있다고 판단함) 따라 WIBON규정은 본 계약서 제9조의 효력을 방해하지 않으며, 단순이 정박기간의 개시점을 규정할 뿐이다. 선박들의 양륙지연은 파업으로 발생한 것으로, 이러한 지연이 이미 종료된 파업의 여파 인지, 선박이 파업 중 또는 파업 종료 후 도착하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재부가 Central Argentine Railway v Marwood [1915] AC 981 판례에서 인용한 부분은 방론(obiter dicta)에 불과하며, 본 판례내용상 AmWelsh 항해용선계약서의 파업약관이 파업으로 인한 체선으로 초래된 지연에 그 적용이 없다고 판정한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나. 법원 판단

(1) WIBON 규정의 효과

WIBON 규정은 단순히 정박기간의 개시시점을 앞당길 뿐 예외약관의 적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예외약관은 WIBON과 상관 없이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항해용선자는 예외 규정을 제외하고는 상사적 체선으로 인한 접안지연에 대하여만 그 책임이 있다(Reardon Smith Line Ltd v East Asiatic Co, The Amstelmolen).

(2) 선판례의 내용

Central Argentine Railway v Marwood [1915] 의 판결이유(ratio decideni)는 본건 제9조와 같이 제외되는 시간은 제외 사유로 인하여 실제 발생된 양륙작업의 지연이며, 파업으로 발생한 체선으로 인한 지연에 대하여 파업약관의 적용을 제외한 내용은 판례내용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관련 판례에서는 항해용선자는 파업이 양륙작업의 지연을 초래하였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였을 뿐이다.

(3) 결론

요컨대, 선박이 파업 종료 이전 또는 이후에 목적항에 도착한 것과 상관없이, 이미 종료된 파업의 여파로 발생한 체선으로 선박의 양륙지연이 발생할 경우 제9조가 적용된다. 따라서 파업의 여파로 인한 체선시간은 정박기간에 삽입되지 않는다.

7. 사견

하역인부들의 파업이 발생되면 그 진행 기간은 물론이고 파업이 종료된 뒤에도 작업 준비등을 위하여 그 즉시 하역이 진행되지 않거나 하역이 더디게 진행되는 경우는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다. 파업의 직접적인 결과로 본선에 체선이 발생한 경우, 이러한 시간이 정박기간에서 제외되는 것에는 별 이론이 없을 것이나, 일단 파업이 종료된 후 그 여파로 인하여 체선이 계속 유지되고 그런 와중에 항구에 도착한 선박은 파업의 직접적인 영향을 벗어났지만 여전히 그 여파로 인한 체선에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경우, 제외약관에 포함된 “파업”의 효과가 과연 그 파업이 실제 진행되는 동안에만 있는 것인지 그로 인한 사후적 지연에도 그 효과가 있는지 논란이 되어 왔다. 본건에서 파업의 여파로 인한 체선 기간에 대하여 정박기간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한 선박소유자의 논지는 WIBON 규정으로, 본 규정으로 일단 정박기간이 개시되면 체선에 대한 위험부담은 항해용선자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존 판례를 참조한 본 판례에서는 WIBON은 다만 정박기간의 개시시점을 앞당기는 역할을 할 뿐 파업등 제외약관의 효과를 배척하지는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WIBON약관의 취지가 선석을 준비하여야 할 항해용선자가 선박소유자의 책임없는 사유로 그렇하지 못할 경우 공평성의 견지에서 선박이 화물에 대한 준비완료를 하면 비록 접안을 하지 못하였다하더라도 접안한 것처럼 정박기간을 개시시켜 주는 것임을 볼 때, 만약WIBON으로 개시된 정박기간 중 파업과 같은 제외약관의 사유가 발생할 때에 그 제외약관의 효력이 없는 것으로 하면 이는 오히려 항해용선자에게 불공평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WIBON으로 개신된 정박기간에도 제외약관의 적용이 여전히 있는 것은 합당하다고 하겠다.

이와 같이 볼 때, 본 건의 핵심문제는 파업이 선박이 도착 전 또는 선박이 선석대기 중 종료가 되고 그 여파로 인한 체선이 발생 또는 증가가 될 때 그 체선기간에 대하여는 여전히 제외약관의 적용이 있는지 여부이다. 본 판례를 살펴 본건대 파업과 체선간에 인과관계가 입증만 된다면 이러한 사후적 지연도 여전히 정박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항해용선계약상 명문의 규정이 없는 한 파업이 정박기간의 제외사유가 되면 파업과 인과관계 있는 지연에 대하여 파업의 효과를 인정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그러나 과연 어디까지가 파업의 여파로 인한 체선이고 또 언제부터가 파업과 상관 없은 체선인지 구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한지 의문이 된다. 물론 이러한 인과관계 입증의 책임은 제외기간을 주장하는 항해용선자에게 있다. 따라서 선박소유자의 입장에서는 파업의 여파로 체선이 발생시 이러한 체선이 오로지 파업으로만 초래되었다는 엄격한 입증책임을 항해용선자에게 물을 필요가 있다.

생각건대, 통상적으로 체선이 없는 항이고 또한 파업 전에도 체선이 없었다면 파업이후 발생한 체선은 파업으로 인한 체선이라 볼 가능성이 높을 것이며, 통상적으로 체선이 있는 항이라면 파업전 평균 체선일수와 파업 후 실제 체선일수의 차이가 파업으로 인한 체선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