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20일

심상도

Castleton Commodities Shipping Co Pte Ltd vs. Silver Rock Investments (The “Clipper Monarch”)

[2015] EWHC 2584 (Comm)

* 쟁점

정기용선자가가 항해용선계약상(중국향 화물) 받지 못한 운임을 이유로 적재된 화물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한 후, 화물을 제3자에게 매각하고 그 매각대금에 대하여 중재판결을 집행할 수 있는지 여부.

1. 계약 관계

가. 항해용선계약

정기용선자인 Castleton Commodities Shipping Co Pte Ltd (“CCS”)는 항해용선자 Silver Rock과2013년 3월내지 4월 중에 멕시코에서 중국으로 철광석의 운송을 내용으로 하는 항해용선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화물매매계약

Grupo Minero(매도인 및 선하증권상 송하인)는 Silver Rock과 본 화물을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Silver Rock은 다시 본 화물의 매도계약을 Max Coal (매수인 및 선하증권상 수하인) 과 체결하였다.

2. 항해용선 계약내용

“owners shall have a lien on the cargo for freight, dead freight, demurrage and damages for detention”

3. 법원의 화물매각 명령

가. 항해용선자의 운임 등 미지급

항해용선자는 용선계약상 운임, 부적운임, 체선료 및 기타 비용을 원고에게 지급하지 못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CCS는 중국 영해 밖에서 선박을 대기하도록 하였다.

나. 매각명령 결정

2013년 5월 16일 원고는 영국 민사절차규칙(Civil Procedure Rules) 제 25.1조 (가집행 명령 – Orders for interim remedies) 제1항 제c호 제v목에 따라 영국법원로부터 화물매각명령을 결정 받았다.

(CPR25.1 (1(c) : “The court may grant the following interim remedies – an order – for the sale of relevant property which is of a perishable nature or which for any other good reasons it is desirable to sell quickly;)

다. 법원 명령 내용

(1) 화물매각대금은 추후 법원의 명령이 있을 때까지 CCS의 변호인이 보관한다.

(2) CCS는 화물매각과 관련된 비용에 대하여 상기 매각대금에서 회수할 수 있다.

(3) 화물매각대금에 대하여 청구권을 주장하는 자는 법원에 그 결정을 청구할 수 있다.

(4) 본 매각대금은 CCS가 화물에 가지고 있던 권리의 동일한 객체로 본다.

라. 화물매각

새로운 화물구입자가 나타남에 따라 본선이 중국항에 입항하여 화물을 양륙하였으며, 화물매각 대금인 US$2,113,000는 법원 명령에 따라 CCS측 변호인이 보관하였다.

4. 중재판정 및 및 법원 집행 명령

가. 중재진행

CCS는 항해용선자 상대로 운임 등 미지급의 이유로 중재를 제기하였으며, 송하인 상대로는 선하증권상 운송인인 원선주(Head Owners) 의 권리의 양수자로서 운임 미지급 등의 이유로 중재를 제기하였으며, 두 중재에서 각각에서 US$2,130,000의 승소판결을 받았다.

나. 법원 명령

2014년 11월 13일 CCS는 법원으로부터 승소한 중재판결의 집행허가를 받았다.

5. 화물매각 대금에 대한 중재판결의 집행

가. 집행신청 이유

(1) 화물매각과 관련된 비용을 회수할 권리의 행사

(2) 항해용선계약상 계약선주로서 미불 운임 등을 담보하는 화물에 대한 유치권 또는 이와 동등한 권리의 행사

(3) 미불운임 등과 관련하여 화물소유자에 대한 집행권원이 있는 자로서 권리의 행사

(* 원판매자인 Grupo Minero와 선하증권상 수하인인 Max Coal은 초기에 이러한 매각대금에 대한 중재판결의 집행에 대하여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고, 법원에 출석하지 않았다.)

나. 법원 결정

(1) CCS의 청구자격

(가) 운송계약(선하증권)상 청구자격

만약 송하인이 화물의 소유권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면, 운송인의 권리를 양수한 CCS는 선하증권에 편입된 항해용선계약상 유치권에 따라 진정한 유치권(possessory lien)자로서 권리가 있다.

(나) 항해용선계약상 청구자격

그러나 송하인이 화물을 매도하여 항해용선자인 Silver Rock이 화물을 소유하고 있다면, CCS는 항해용선계약상 선주(disponent owners)로서 운임 채권 등을 효과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화물에 대하여 유치권과 상당한 권리-정기용선자로서 화물을 점유하지는 않으나 화물을 운송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향유한다.

(다) 화물유치권의 효과

즉, 유치권 규정에 의한 CCS의 화물에 대한 권리는 그 화물매각대금에 대한 권리로 변경된다.

(2) 집행권원

2014년 11월 13일 CCS는 법원으로부터 원판매자 및 수하인에 대한 각각의 중재판결에 대한 집행권원을 확보하였으며, 그 집행은 2013년 5월 16일 법원의 화물매각 명령 당시의 화물소유자를 상대로 하여야 한다. 그러나 당시 화물의 소유자는 송하인 또는 항해용선자 중 하나이므로 굳이 당시 소유자가 누구인지를 소명할 필요는 없으므로, CCS는 송하인 또는 항해용선자 중 누가 진정한 화물소유권자이었는지 상관 없이 매각대금에 대한 집행권원이 있다.

(3) 결론

CCS는 집행권원이 있으며, 또한 유치권자로서 화물매각대금에 대한 수취권이 있다.

6. 평가

가. 의의

본 판결은 당사자간 분쟁이 존재하여 법원에서 그 시시비비를 가린 것이라기 보다는 항해용선계약상 선주(정기용선자) 및 운송계약(선하증권)상 운송인인 원고가 그 상대측이 아무런 항변이 없는 상황에서, 유치권이 행사된 화물에 대하여 어떻게 법원의 화물매각허가를 받고 그 매각대금에 어떻게 중재판결을 집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다소 법률절차적인 면을 보여주는 판결이다.

나. 유치권 행사의 대상

본건에서 원고는 항해용선계약상 유치권과 운송인(Head Owners)의 양수인의 지위로서 선하증권상 유치권을 가지고 있는데, 항해용선계약상 유치권은 계약유치권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유치권 행사 당시에 채무자인 항해용선자가 그 화물을 소유한 경우에 가능하며, 선하증권상 유치권 또한 그 계약의 당사자인 송하인인 선하증권을 유통시키지 않고 있는 경우, 즉 계속적으로 화물에 대한 소유권을 보유한 경우에는 그 소유자인 송하인에게 행사가 가능하다. 물론 선하증권상 유치권 행사의 상대방은 언제나 선하증권 소지인인데, 선하증권은 원칙적으로 소유권을 표창하기 때문에 선하증권 소지인이 화물의 소유자인지 여부를 별도로 확인할 필요는 없다. 본건에서는 화물의 소유자가 송하인(선하증권소지인) 또는 항해용선자 중 일인이기 때문에 양자에 모두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원고가 명시적으로 유치권 행사 당시 양자 중 누가 화물을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입증할 필요는 없었다.

다. 정기용선자의 유치권 행사의 방법

(1) 정기용선자(항해용선계약상 선주)로서의 유치권 행사

정기용선자는 선박의 소유자가 아니므로, 본선에 선적된 화물에 대한 점유권을 현실적으로 가질 수가 없으므로 일반적으로 유치권의 행사가 가능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기용선자는 정기용선계약상 운항지시(입항 지시 등)를 통하여 현실적으로 화물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유치권과 동등한 권리의 행사가 가능하다. 원칙적으로 유치권의 행사는 양륙항에 도착한 후에만 가능하지만, 본건의 경우에는 중국항에 입항시 현지 사정상 유치권 행사가 가능하지 않으므로 정기용선자는 선박의 중국항 입항을 지시하지 않고 영해 밖에서 대기지시를 하였으며, 이러한 경우에 영국법상으로는 여전히 유효한 유치권 행사로 보고 있다. 실무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선하증권상 운송인인 선주는 정기용선자의 입항대기 지시에 따를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운송계약상 위험 때문에 상당한 혼란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선주는 정기용선자로터 보증장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선주가 가지는 선하증권상 운송인의 지위와 정기용선계약상 선주로서의 지위등 이중적 지위 때문이다.

(2) 선하증권상 운송인으로서의 유치권 행사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선장이 선하증권을 발행한 경우에 비록 이러한 선하증권이 정기용선계약에 따라 발행되었다 하더라도, 관련 선하증권상 운송인은 발행자인 선장, 즉 선주(Head Owners)이지 정기용선자가 아니므로 정기용선자는 원칙적으로 선하증권상 유치권을 행사할 자격이 없다. 그러나 운임 등에 이해관계가 있는 정기용선자는 이러한 미수 운임에 대한 회수를 위하여 선하증권상 유치권 행사가 절실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 선주로부터 선하증권상 운송인로서의 권리를 양도받아 이를 행사할 수있다. 이러한 경우에 유치권의 내용과 범위는 선하증권상 유치권의 규정에 따른다.

라. 운임 등 채권추심 절차

(1) 영국법상 채권추심

원칙적으로 유치권 자체는 화물에 대한 점유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권리일 뿐 그 화물을 매각하여 그 수익을 취할 수 있는 권리는 주어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본건의 경우에, 원고는 차례대로, 먼저 1) 화물의 매각에 대한 영국법원의 결정을 받고, 2) 항해용선자 및 송하인을 상대로 각각 런던중재원의 판결(집행권원)를 획득한 후, 3) 화물매각대금에 대한 런던중재원 판결의 집행신청을 통하여 그 손실을 전보하였다.

(2) 현실적 문제

본건의 경우에 선하증권이 양륙항의 수하인까지 유통되지 않은 점(추정)과 제3자에 대한 화물에 대한 매각이 쉽게 이루어진 점이 다소 특이한 점으로 주목할 사항이다. 보통의 경우에 항해용선자가 선하증권을 이미 유통시킨 후 운임 등을 지불할지 않는 상황이 더 많은데, 이러한 경우에는 이미 양륙항에서 선하증권상 화물의 인도를 요구하는 수하인인 존재하기 때문에, 양륙항의 법률(중국법)에 따라 유치권 및 채권추심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채권회수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법원은 일반적으로 선하증권상 편입된 항해용선계약의 준거법 및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고 양륙항이 자국항일 경우에는 자국법과 자국관할을 인정하기 때문이며, 중국의 수하인인 정당히 선하증권을 양수하였다면 항해용선계약상 운임등이 지급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운송인 등의 수하인 상대의 유치권 행사 및 채권추심은 중국법상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따라서 운송인이 화물을 영국법원의 허가에 따라 매각하였다하더라도 그 적법성은 중국법상 인정되지 않고 중국법상 운송계약의 위반으로 수하인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 다. 즉, 영국법상 화물매각의 허가 및 그 매각대금에 대한 집행명령이 있다하더라도 중국법상 이는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운송인은 현실적으로 영국법률에 따른 화물매각과 이에 대한 집행의 실익이 없어진다.

마. 결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본건은 선하증권이 중국의 수하인까지 유통되지 않아서 운송인 등에게 불리하다고 할 수 있는 중국법의 개입이 필요 없었던 점과, 제3의 화물매입자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는 점이 특기할 사항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영국법(준거법)에 따른 화물매각 및 그 집행은 항해용선계약과 선하증권상 유일하고 유효한 법적 절차로서 원고는 그 운임등을 회수할 수 있었다. 따라서 상기의 사정이 있지 않는 경우라면, 영국법상 매각허가 등이 그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웠을 것이다. 다만, 중국법상 충분히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운송인의 입장에서는 항행용선자 및 수하인에 대하여 일종의 협상력의 차원에서 여전히 영국법상 절차에 의지할 수는 있을 것이다. 끝.

참고문헌

- “CMA-CGM Marseille v. Petro Baker International” [2011] EWCA Civ 461

- “Castelton Commodities Shipping Company Pte Limited v. Silver Rock Investments (The Clipper Monarch)” [2015] EWHC 2584 (Comm)

- The “Clipper Monarch” [2016] Vol 1 Lloyd’s Law Reports

- “CLIPPER MONARCH liening on Silver Rock Investment”, Shipping Bulletin, Holman Fenwick Willan, February 2016, pp. 4~5.

- “CMA-CGM Marseille v Petro Broker International”, Lloyd’s Law Reporter, 28 April 2011

- “The Clipper Monarch (Castleton Commodities Shipping Co. Pte Ltd v. Silver Rock Investments, Inc. & Ors)”, www.20essexst.com/case/clipper-mon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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